읽기
한 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상당히 폭넓은 여러 가지 뜻을 지니는 행위를 통틀어서 이르는 말이다. 그 글을 소리 낼 줄 아는 것에서부터, 뜻을 새기고 아는 것이나, 그 글의 짜임새가 확실해지고 다시 간추려 말할 수 있는 것이나, 그 글의 내용이 읽는 이의 행동을 변용시키는 것이나, 그 글의 내용을 비판할 수 있는 것 등까지 가 모두 읽는다는 말에 포괄되고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 글의 글자를 알아야 하고, 그 글이 나타내는 입말의 음운체계를 알아야 하고, 그 입말의 낱말체계를(적어도 거기 쓰인 말수라도) 알아야 되며, 그 입말의 말본도 알아야 된다.
읽는다는 행위는 이렇게 넓은 폭을 지니는 행위이며, 여기에 필요한 지식도 또한 매우 많을 것이다. 나는 아래에서 이런 여러 모서리들을 짚어보겠는데, 이 때, 읽는 과정이란 물론 읽는 이 가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는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또 위에서 어떤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할 때, 안다는 것은 그 알아야 할 내용을 학자가 기술하는 것 같은 명백한 서술 능력을 두고 쓴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내용을 다만 아는 것 같이 행동하는 모습을 두고 한 말이다. 우리의 토박이들은 대게 일여덟 살이 되면 우리 말의 음소들을 거의 다 알고 있는데, 그 나이의 한국 아이들이 모두 우리의 음소체계를 학문적으로 기술할 수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해와 표현에 관한 연구을 서술하고 연구하는데에서 열린 말 (open word)과 거멀말 (pivot : 이음말)로만 구분하는 것이 그 한 보기이다. 이름씨와 움직씨는 그 환경이나 직능으로만 보면 그들은 전혀 다른 상극되는 무리 이지마는 뜻을 중히 여겨서 보면 상당히 많은 무리의 이름씨는 움직씨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보면 내용낱말과 구조 낱말로만 씨가름을 하는 것이 기술에 편리할 때가, 특히 교육을 위해서는, 생길 수가 있다
이 때. 머릿속 그림이나 개념의 덩이를 표현할 때 생기지 않을 수 없는 되풀이 요소는 내용 낱말에 현저하고, 구조 낱말은 낱개의 개념을 더큰 개념의 덩이로 통합시키거나, 어떤 수준의 개념들을 나열.대비, 비교, 요약, 구분시키는 구실을 한다.
이런 현상에 기대어서 어떤 글에 대한 학생의 이해도를 측정하거나, 또는 글 자체가 얼마나 쉽게 읽힐 수 있는가(readbility)를 잴 수도 있는데, 이것은 낱말을 바탕 글에서 기계적으로 빼고서 학생들로 하여금 깁게 하는 검사이다. 나는 이를 낱말 깁기 검사라 하여 시도하여 본 일이 있다
읽기의 바탕
글을 읽을 때에는 읽는이는 그 글에서 모든 것을 수용하기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읽는이의 마음에 어떤 힘이 있어서 이것에 의지하여 그 글은 읽히는 것이다. 읽는이의 마음에 숨은, 바탕스런 힘을 나는 읽을 바탕이라고 하고 그것들에 대하여 다음에 잠깐 살펴보겠다.. 우선 글을 읽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기억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 힘 때
구조 낱말에 되풀이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구조낱말에서 생기는 되풀이 요소는 더 큰 명제의 덩이를 나열시키거나 대비시키거나, 비교시킬
드러나며, 이것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 이해의 중요한 방편이 된다. 3) 내가 구조낱말이라고 하는 것은 토나 씨끝을 포함하여 “보기를 들면, 요컨대, 일반적으로 보면”, 등의 덩이지움말이나 이른바 hedge word를 모두 가리킨다.
글자를 인식하는 것은 읽기의 바탕스런 힘인데, 음소체계의 인식도 글자의 인식에 못지않는 중요한 바탕이다. 언어학을 다루는 교과서마다 강조하듯이 말은 입 말뿐이기 때문이다. 글자로 씌여져 있다 하여도 그것을 입말로 바꾸지 아니하고는 이해될 수 없다. 이것은 읽기의 초보단계에서 잘 드러나는데,, 글자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고부터 얼마 동안은 눈으로만 읽기는 잘 되지 아니하고 반드시 입으로 중얼중얼 소리를 내어가면서 라야 읽을 수 있다. 이는 모국어뿐만 아니라 남의 말을 배울 때에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음소체계나, 글자원소(grapheme). 낱말수, 말본, 읽는 글의 내용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 읽는 목적 등에 대해서 일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기억을 보통 세 가지로 구분한다. 즉, 감각 정보를 저장하는 일과 단기기억(STM)과 장기기억(LTM)이 그것이다. 가의 ㄱ, 군의 ㄱ, 댁의 ㄱ, 둥에서 그의 꼴들은 서로가 조금씩 다른데도 우리는 모두 이것을 같다고 생각하고, 손으로 쓴 글씨에서는 사람마다. 글자의 크기마다 ㄱ은 그 꼴에 있어서 더욱 큰 차이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같은 것으로 기억 (인식)해 내는 것은 상당히 묘한 우리의 정신 능력이다. 게다가 마이클버스트(Myklebust; 1965;12–68)에서 보이는 글자 인식 또는 글자 쓰기의 여러 장애들을 보면, 이런 정신능력 (기억력이 포함되는 여러 측면)도 읽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읽기가 잘 수행되기 위해서는 어느 단계에서는 시각 부호와 음소(심리적인 음소)가 서로 잘 대응되어야 된다. 이것은 읽기라는 행동영역은 말하기나 듣기라는 행동영역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읽을 바탕으로서 다음에 들 수 있는 것은 해당하는 말에 대한 어느 정도의 낱말수이다. 그리고 읽기 위해서는 씌여진 글자 모둠들이 어떤 뜻을 나타내는가를 알아야 되는데, 이것은 앞서 보인 글자――소리의 상호 소통과도 관계가 있는 것이다. 낱말의 뜻은 일고 여덟 살이 되면, 매우 많은 수를 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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